
주식을 공부하다 보면 거쳐야 할 관문이 참 많습니다. PER, PBR 같은 지표부터 수급, 거시 경제 사이클까지...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오늘은 제가 주식 공부를 하며 깨달은 **'이해의 영역'**과 **'암기의 영역'**의 차이, 그리고 효율적인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구멍난 독에 물 붓기, '바이오'와 '나'
누구에게나 천적 같은 분야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바이오텍'이 그렇습니다. 공부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휘발되는, 마치 구멍난 독에 물을 붓는 기분이죠. 이럴 땐 과감히 전략을 수정합니다.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려 고집하기보다, 단순하게 공식화해서 외우는 것으로 일단 갈음하는 것이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천재는 드뭅니다. 내가 잘 아는 영역(이해)과 잘 모르는 영역(암기)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부터가 투자의 시작입니다.
2. 엔터와 게임주: '논리'보다 '데이터'가 앞서는 이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열광하는 산업 중에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분야가 많습니다.
- 엔터테인먼트: 어떤 아티스트가 왜 좋은지, 팬덤이 왜 형성되는지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나요? 불가능합니다. 그저 신규 아티스트의 데뷔 데이터를 보고, 흥행 여부를 확인한 뒤 "이 정도 데이터면 다음 복귀 때 이 정도 기대치를 가지겠구나"라고 데이터를 암기하듯 접근하는 게 훨씬 현명합니다.
- 게임 산업: 게임 UI/UX 디자이너로 현업에 있었던 저조차도 사람들이 왜 모바일 게임에 거액을 결제하는지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만 "이렇게 하면 결제율이 높더라"라는 정립된 이론과 수치를 공식처럼 활용할 뿐입니다. 개발자조차 모르는 흥행의 영역은 이해하려 애쓰는 게 오히려 시간 낭비일 수 있습니다.
3. 이해와 암기, 수능 공부와 닮아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수능 공부도 비슷했습니다. 국어와 수학은 깊은 '이해력'이 필요했지만, 한자나 한국사는 '암기력'이 필수였죠. 주식도 산업과 사이클을 이해하며 영역을 넓혀가야 하지만, **어떤 분야는 끝내 이해의 범주로 끌어올 수 없는 '데이터의 영역'**에 머물러 있습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본인의 지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이해의 분야'**가 어디인지, 그리고 단순 **'외우기'**로만 접근해야 하는 효율적인 분야가 어디인지를 빠르게 파악해야 합니다. 모든 이치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때로는 받아들이고 외우는 것이 수익률에는 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공부하고 있는 그 섹터, 혹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 애쓰며 시간을 버리고 계시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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