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국내 게임사들 중에서 P2E 게임을 안한다고 하는 곳이 드물다. 주주총회에서도 P2E 게임에 대해 얘기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 엔씨소프트도 그렇고 넷마블도 그렇고 NFT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수차례 언급하였고 크래프톤은 다소 주가 방어적 측면에서 얘기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어쨋든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는 내용을 보도자료로 보내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속을 썩이던 선데이토즈는 사명도 위메이드플레이로 바꾸면서 P2E 게임으로 노선을 확실히 틀었고 조이시티는 건쉽배틀 크립토 컨플릭트를 출시하면서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상황.
4월에도 컴투스에서는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읠 글로벌 버젼에 컴투스에서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인 C2X와 연동되는 P2E 컨텐츠를 추가한다고 하였다. 네오위즈도 브라운더스트에 P2E를 도입한다고 했다.
P2E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시장이 형성되는 초입 단계이기 때문에 이를 투자 포인트로 보고 관심있게 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P2E 게임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한계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그냥 마이너한 BM으로 인식과 더불어 시장 규모의 성장도 어려월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면 왜 P2E 게임에 대해 이런 견해가 생기는 지도 알아볼 필요는 있다. 메타버스 테마가 불때도 그랬지만 너도나도 메타버스 할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애플이나 메타와 같은 기업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시장참여자들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종목을 선별할 수 있게 되었는데 우리 또한 P2E 게임에 대해서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요인 모두를 알아야 어떤 기업이 실제로 수익을 낼 수 있고 진정성을 가지고 추진하는 지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그런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P2E 게임의 한계는 암호화폐의 단점과 부정적인 인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암호화폐 시장이 날로 커져 가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자연스레 코인시장의 거래대금도 엄청나게 불어났으나 그만큼 스캠코인이나 러그풀도 자주 일어난다.
러그풀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투자를 받은 프로젝트의 관계자와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돌연 중단하고 투자금을 되돌려 주지 않는 '먹튀' 를 말한다. 양탄자를 잡아단겨서 위에 있는 사람들이 쓰러진다는 표현으로 가상화폐 투자 사기의 대명사 중 하나가 되었다.
투자금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 당연히 유동자금도 원활하게 돌아가겠지만 러그풀이 일어나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줌과 동시에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P2E 게임도 맥락에서 동일한 문제가 있다. P2E 게임을 만든다고 하고 기부나 투자를 유도하고는 '먹튀' 해버린다면 ? 또 그런 사기꾼들이 늘어난다면 이런 인식 개선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진도지코인의 경우 도지코인이 밈 코인으로 화제를 모으자 급조해서 나온 코인인데 개발자는 전체 물량의 15%에 달하는 진도지 코인을 매도하고 잠수를 타면서 가격이 97%나 급락한 사례가 있었다.
P2E 게임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다수의 사람은 게임에 관심이 있거나 여전히 게임을 즐기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생각하기도 싫은 것이 하나 있을 것이다. 바로 게임 계정 해킹이다.
본인도 해킹 피해를 본적이 있었고 제 아무리 큰 규모의 기업이라도 해킹 빈도수가 많다면 이를 완전히 막을 수도 없다. 게임내 재화가 실제로 거래가 되던 던파나 메이플스토리, 리니지의 경우 보안카드까지 뚫어버릴 정도로 중국과 같은 특정 국가에 해킹 빈도는 극에 달해 있는데 더더군다나 게임 시작부터 암호화폐를 쟁여놓고 게임을 하면서 재화를 버는 P2E 게임은 오죽하겠는가? 당연히 해커들의 먹잇감이 되기 딱 좋은, 노다지로 보일 것이다.
엑시인피니티도 지난달 말에 한화로 약 75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해킹으로 도난당했다고 발표했다.
소울워커를 무단으로 도용한 '소울리본' 사건도 얼마전에 있었고
라스트 오리진의 해외 퍼블리셔를 담당하던 직원이 스마트 조이의 승인없이 무단으로 도용하여 NFT를 판매하여 논란이 된 사건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 그럼 보안주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마인드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뭐 딴데로 좀 새긴 했지만 어쨋든 이런 문제는 가상화폐에 전반에 대한 불신과 가치에 대한 깊은 의문을 남길 수 밖에 없는 불안요소이며, 현재까지는 개선이 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나 대기업들도 NFT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개인에게 보안의 책임을 맡기기만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다단계냐, 폰지사기냐.
P2E 게임 얘기가 나오면 늘 나오는 얘기다. 다단계 아니냐? 그거 돌아가는 원리가 딱 폰지사기다.
솔직히 맞다고 생각한다. 어떤 P2E 게임이 출시되었다고 가정을 해보자.
거기에서 발행된 코인이나 코인으로 환전이 가능한 재화가 있다고 해도 유저가 없으면 코인의 가치는 0에 수렴 할 것이고 유동성도 제로가 된다.
결국 유저풀이 탄탄해야 하는데, 기존 유저들은 이미 돈을 써서 강해져 있는 상태에서 돈을 벌고 있는 상태일 것이고 신규 유저들은 재밋어 보여서 접근을 하더라도 결국 암호화폐를 매입하여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맞추고 시작을 해야 한다. 그러면 그 암호화폐는 어디서 나왔는가? 결국 먼저 들어온 유저들이 코인을 사서 캐릭터 성장을 시켰을 것이고 그 캐릭터를 가지고 재화를 버는 노가다를 통해 다시 코인으로 환전을 하고 시장에 내놓은 코인을 신규 유저들이 사주는 것이다. 기존 유저풀도 중요하고 신규 유저도 중요하다. 둘 중 하나라도 끊기면 게임은 서서히 망한다. 이건 P2E 게임이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로 틀이 잡힌 게임들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그런데 P2E 게임은 이런 성향이 더 심하다는 게 문제다. 그러면 신규 유저들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시작부터 얼마를 써야하는지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하고 또 이걸 회수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와 같은 게임의 재미에 멀어진 고민을 해야한다. 재밋어서 게임을 했다 하더라도 이런 과정이 반복된다면 초심은 사라지고 그냥 본전만 찾자거나 이러가도 해서 강화비용이나 메우자 그런 식으로 생각이 바뀔 것이다. 지금도 온라인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 하는 사람들 보면 의무감에 한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
신규 유저가 계속 들어와야 순환이 유지가 되는데 이게 서비스가 오래되면 될수록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이 항목의 경우에는 아마 큰 개선없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패키지 / 콘솔 게임을 선호하거나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유저들은 당연히 그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에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했지만 P2E 게임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
결국 부정적인 인식의 문제는 신규 유저 진입을 막는 근본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동남아 시장을 테스트베드 삼아 성장하는 건 좋지만 그 다음은?
국내 법상 P2E 게임은 현재 심의에 통과가 안된다. 법 개정이 되지 않는 이상은 국내 시장에서 P2E는 어불성설. 따라서 다른 국가에서 서비스를 해야하는데 엑시인피니티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수요가 있음을 파악했고 분명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보여지기도 하다만, 당연히 티어 1 그룹에 속한 미국, 중국, 일본, 한국에 비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양적 성장에는 한계가 있는 시장이다.
그렇다고 북미나 유럽으로 가자니 P2E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우리나라보다 더하다. EA와 같이 관심이 많은 기업들도 있지만 EA야 돈미새라 그런 거고 패키지 게임 위주로 돌아가는 퍼블리셔나 개발사들은 공공연하게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면 당연히 들어가 어렵고 진출해도 성공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보수적인 성향인 일본의 경우도 녹록치 않다. 물론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보면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가질만 하겠으나 국내 게임이 현재 일본에서 크게 히트를 쳤던 경우는 라그나로크와 배틀그라운드 정도뿐이라 선전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그나마 대만 정도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섞은 느낌이라 좀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지만....
산 넘어 산이다.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인식 개선과 건전한 시장 형성을 위해 선두주자들이 모범을 보일때
위메이드가 코인을 매출로 잡아서 논란이 되었고 결국 실적에서 뺏지만 그 전부터 위믹스 코인 매도한 것에 대해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많았고 막상 실적을 까보고 나니 정작 미르4의 실적이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결국 게임의 원론적인 부분인 재미가 빠지면 거품은 생각보다 빨리 우리의 무관심 속에 빠질 것이고 인식 개선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이 P2E 플랫폼과 가상화폐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는데 부디 현 시점에 불거든 문제점에 대해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보안이나 서비스에서도 기본에 유저들에게 불신을 안겨줬던 행태에서 벗아나 소비자를 위한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그런 것이 선행되어야 정부차원에서 법 개정도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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