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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기업이야기

게임회사 임금 상승에 대해

by 김덴트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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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주 투자하는 분들 보면 이번 게임사들의 어닝쇼크에 멘탈에 금이 간 경우가 많을 것이다.

 

크래프톤의 경우에는 나도 보곤 놀랬던 기억이 난다.

 

기본적으로 실적이라는게 늘상 사상 최대를 깨면서 커지면 좋기야 하겠지만 현 시점의 애플이나 가능한 일이지 심지어 나이키도 그렇고 텐센트도 그렇고 실적에 있어서 굴곡이 없을 수 없다.

 

더군다나 요즘 같이 기업문화와 개인의 가치관의 변화로 인한 인력 쇼티지 문제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닌데 단순히 인건비 상승으로 실적 감소를 걱정하는 것은 다소 근시안 적인 생각이라고 보기 때문에 오늘은 이 인건비와 관련된 얘기를 하려고 한다.

 

늘어난 인건비
보통은 부정적인 의미로 블랙홀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흔히들 말하는 대작게임 - AAA급 게임들은 투입되는 인력의 수가 많다. 적게는 수십명부터 많게는 몇백명까지 투입 되는데 큰 규모의 게임은 방대한 컨텐츠를 만들고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돈이 크게 들어가는, 그야말로 회사의 명운을 걸고 하는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 완벽할 수도 없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부조리와 갈등이 없을수도 없기 때문에 인력 유출은 게임사에게 있어서는 숙명과도 같은 일. 한창 게임업계가 온라인 게임으로 활황기가 찾아왔을때는 오히려 한회사를 길게 다니는 사람을 안좋게 보는 풍토가 있을 정도로 프로젝트 단위로 커리어 관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정도로 게임업계에 이직은 매우 잦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낮은 업무 성취도와 보상이 깔려 있었기 때문인데 근로기준법 준수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시기에는 야근도 잦고 직원간의 갈등도 지금에 비해 꽤 많았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넷마블이 사세를 크게 키우기 시작한 시점에는 그 정도가 극에 달했는데 이때 다른 게임회사들은 넷마블의 행보에 큰 감명(?)을 받고 너도나도 야근과 주말 출근 등을 강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급여수준은 그대로인데 업무량만 압도적으로 늘어나면서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터지고 게임사는 웃고 있지만 개발자들은 몸을 갈아서 만드는 행태가 이어지다보니 노동청에서는 이를 묵과하지 않고 현 정부가 들어서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도록 계도하였고 (여전히 꼼수 야근은 존재하지만) 과거에 비해 나은 업무환경을 기업들이 제공하게 되었다.

 

여기서 해피엔딩이면 좋았겠지만 또 개발자들의 열정을 꺼트리게 된 것이 있는데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의 판도변화가 일어나면서 과거와는 다른 개발환경이 조성된 것.

 

빠른 템포로 개발하며 업무시간을 초과하면 추가수당을 줘야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채용을 어렵게 어렵게 했더라도 이런 개발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발자들은 짤리거나 스스로 나가는 일이 잦아졌는데, 한동안은 그래도 인력 수급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 점점 기업간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면서 준대기업에 속하는 3N사들은 팀을 꾸려도 입맛에 맞는 개발자를 찾기가 어려웠고 이미 게임업계는 취준생들에게 '와서는 안될 곳' 이라는 졸업생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점점 기피하면서 지망생도 줄어버리고 현 시점에서는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 후반~40대 초중반 개발자들이 현직에서 이탈하는 것이 가속화 되면서 아이러니 하게도 과거에 '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게임업계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빠르게 바뀌었다.

 

즉, '인력 쇼티지' 상태가 몇년째 고착화 되어 개선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매년 발간되는 게임백서에는 게임 개발 인력이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소개했지만 내 의견은 좀 다른데 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나왔을 뿐이지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신규 채용이 줄어들었다. 

 

고급인력은 예전에도 부족했고 지금은 더 부족하다.

 

돈 푼깨나 벌어본 기업들이 이유없이 임금을 올리는 게 아니다.

 

이제는 나가면 안되는 상황이니까 올려서라도 잡는 것이다.

 

게임회사들은 신작이 잘되야 매출도 오르고 다른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자금의 여력이 생긴다. 그게 안되면? 서서히 망하는 것이다. 과거에 잘나갔다 한들 신규 프로젝트가 잘되야 하는데 이 프로젝트를 한번 개발에서 런칭까지 가는 기간은 모바일 게임에서야 3~5년 정도로 잡았지 온라인 게임이면 5년 이상도 족히 걸린다. 몇백억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성공에 대한 장담을 할 수도 없다. 그러니 성공확률을 논하는 것도 의미없다. 쇼미더머니 치고 프로젝트 왕창 벌려놓고 그중에 하나라도 터지길 바라는 것이다. 게임개발에 대해 녹록한 경험이 있고 매출을 올리는데 도가 튼 기업들도 왕도가 없다. 매번 도전의 순간이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개발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의 흐름이 바뀔때 적응하지 못하고 폐업한 곳을 나는 많이 바왔다. 근근히 버티면서 VR게임 만들거나 아니면 아예 중국게임 수입해 오거나.

 

바꿔 생각해보면 인건비에서 현상유지를 계속 하는 상태라면 구직자나 이직자 입장에는 그런 기업과 산업은 전혀 메리트가 없다. 날고 기는 개발자 데려다가 개발을 시켜야 되는데 연봉 동결. 복지 없음. 이러면 올리가 없지 않나. 

 

인력 쇼티지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단순히 '종사자의 쇼티지'가 아니라 '고급 개발자의 쇼티지'가 심각할 정도로 큰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업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결국 하나뿐인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고급 개발자를 계속 프로젝트에 참가시키게 되면 당연히 해당 게임기업의 개발력은 계속 유지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런 고급 개발자들은 자기개발도 충실히 하기 때문에 개발 엔진의 노하우도 누적이 되며 엔진의 버젼이 바뀌어도 얼마간의 시간을 주면 보란듯이 적응해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런 인력은 유출이 되면 안된다. 경쟁기업에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들수도 있지 않냐의 의미가 아니라 개발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메우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프로젝트 단위로 이직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오랫동안 한 팀에, 한 회사에서 노하우를 쌓은 사람이 더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나도 주변에서 현업에 있는 지인이나 후배들에게는 그렇게 하라고 말한다.

 

더군다나 게임업계처럼 정년 보장도 안되고 현업자들 사이에서는 쓰다 버리는 부품 취급 받는다는 자조적인 소고가 오랫동안 누적된 업계라면 더더욱.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판관비는 마케팅 비용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개념이 도입되면서 이제는 BJ나 스트리머도 계약을 맺고 자사의 게임을 플레이 하게 하고 댓가를 지불하는데 여기서 아직까지 많은 기업들이 노하우 정립이 되질 않았다. 오딘과 리니지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이런 판관비를 엔씨소프트가 어떻게 현명하게 소비하는지를 잘 지켜봐야 한다. 

 

최근 NFT 도입을 골자로 P2E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있는데 게임업계도 모바일 게임이 태동하는 그 시절을 보는 느낌이 많이 든다. 나도 게임업계에 있으면서 게임의 성패를 예측하기 힘들어 투자는 꺼려했는데 그 두려움을 벗겨낸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떤 게임이 성공하냐 실패하냐로 투자한다는 건 참 쉽지 않다. 어쩌면 바이오주들의 임상에 배팅하는 것 처럼 다소 도박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P2E 시장에 대해서는 투자하기 좋은 새로운 시장이다. 다단계라는 우려섞인 목소리와 부정적인 인식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이 성공할때도 사람들은 자동사냥에 혐오감을 느끼고 랜덤박스에 조소를 보냈지만 모바일 시장은 보란듯이 매년 성장하고 있다. 편견으로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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