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도 공급업체를 교체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다
spc 삼립 사건을 이전 포스팅에서 다뤘는데
최근 분위기를 보면 불매운동이 단순 개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간 대량 구매 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떡보의 하루라던가, 롯데제과에서 부활시킨 기린 브랜드의 양산빵으로 대체하는 모습이 있었는데요
화섬 식품 노조 파리바게뜨지회의 트윗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창립기념일에 주문하려고 한 조각 케이크 40만 개도 여론의 의식하여 대신 떡보의 하루 40만 개 발주로 바꾸거나
한국지엠 부평 공장에서도 간식빵 업체를 바꾸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대체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삼립의 베이커리 사업은
감독관의 서류가방을 몰래 열어서 서류를 촬영, 단톡방에 공유한 사건이 다시 터지면서 여론은 반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린은 어떤 브랜드인가?
본래 기린은 1969년 삼립식품으로 시작하여 부산지역에서 빵을 팔기 시작해 소라빵이 주력제품이었던 기업입니다.
이후 빙과류 판매, 인스턴트식품과 통조림 판매로 사업을 확장하였고 본젤라또라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개발, 이후 쌀과자로 유명한 쌀로별을 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imf 이후 적자로 인해 기린산업이 부도나고 이후 복잡한 과정을 거쳐 롯데그룹이 인수, 2013년에는 롯데제과에 합병되어 롯데 브랜드 아래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으나, 2018년에 다시 기린이라는 브랜드로 양산빵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린의 양산빵 라인업
1. 기린빵
최근 마트에서 팔고 있는 기린 빵들은 대체로 대량 구매 시 할인을 하는 식으로 매대에 대강 진열하여 팔고 있습니다.
삼립의 브랜드에 비해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또 그렇다고 먹을 게 없다고 하기도 그런, 딱 서브 브랜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기린 호빵
삼립보단 맛이 떨어진다는 평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빵도 있습니다.
보통 spc삼립이 겨울에 호빵 매출이 크게 올라갔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롯데제과가 이번 기회에 호빵 매출을 상당 부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이 없었다면 저도 spc삼립의 주식을 유심히 지켜봤겠지만 지금은 호빵도 불매운동의 여파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또 계절적 특성을 지니는 제품의 경우 - 빙과류나 호빵류들은 덥지 않은 여름이 찾아오거나 겨울에 한파가 없는 상황이 온다면 매출이 소폭 줄어드는 것도 보입니다.
아직 한겨울이라고 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예단하기 힘들겠지만 지금처럼 생각보다 안 춥다는 얘기가 올해 내내 나온다면 불매운동의 수혜 상품으로 부각되기에는 좀 힘들 수도 있습니다.
3. 디지몬 빵
끼임 사고 이전에는 포켓몬 빵은 정말 매대에 진열된 걸 몇 달간 못 보고 살았지만
디지몬 빵의 경우 빵 본연의 맛에 대한 평가도 미묘하고 IP의 매력이 떨어지는지 생각보다 많이 팔린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짱구나 메이플 쪽이 오히려 더 인기가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쪽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부진한 빼빼로 데이
사실 엄밀히 따지면 생각보다 부진하다기보다는 빼빼로 데이 기간에 마케팅을 해왔던 롯데제과는 이번 이태원 사고로 인해 마케팅 활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자연스레 매출 폭도 줄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롯데제과는 2020년 빼빼로 매출은 1257억으로 2019년 대비 22%가량 증가하였고, 특히 빼빼로 데이인 11월 11일 전후로는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서 상반기보다 하반기 빼빼로 매출이 배 이상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존에 편의점에 발주하는 제품은 판매가 된다고 하지만 국가 애도 기간이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마케팅까지 중단하는 것은 롯데제과 매출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힘든 것입니다.
삼립의 연말은 호빵이 있다면 롯데제과의 연말은 빼빼로가 있는데, 이 스테디셀러의 매출이 꺾인다면 나머지 양산빵 부문에서 삼립의 베이커리 지분을 가져오더라도 생각만큼 유의미한 매출 성장이 보이지 않고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카톡처럼 다시 소비자들이 돌아올 것인가
결국 삼립의 점유율과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현시점에서 봤을 때 분명 감지되는 부분은 맞으나, 이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출 하락이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다시 회복될지의 여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구간보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늘어나는 시점이 온다면 그 간극이 얼마나 났는지 판단할 수 있을 텐데, 관심이 있다면 베이커리 시장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그 변화가 장기적으로 점유율의 이동이 있는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서 이 사태를 돌이켜 봤을 때, 텔레그램이나 라인으로 갔던 사용자들이 다시 카톡으로 돌아왔던 것처럼 될 것인지 아니면 남양처럼 점유율을 영원히 빼앗겨서 베이커리 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인지 개인적으로 참 궁금한 부분입니다.
롯데제과가 이때를 기회 삼아 적극적인 신제품과 브랜드 개발에 착수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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